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무섭게도 초기에는 통증도 불편함도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즉, 자각하지 못한 채 방치되다가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고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의 안과 진료를 통한 인지와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녹내장의 대표적인 초기증상과 스스로 현재 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함께 정리해드립니다.
녹내장 증상은 보통 주변 시야부터 무너집니다
아래의 초기 증상이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느낌이라면 안과 검진을 미루지 말고 받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녹내장은 초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녹내장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주변 시야가 서서히 흐려지거나 좁아지는 것입니다.
정면은 또렷하게 보이지만, 옆에서 다가오는 사람이나 물체를 인지하지 못해 문이나 책상 모서리에 부딪히는 일이 종종 생긴다면 단순한 부주의로 넘기기 전에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합니다.
운전 중 옆 차선에서 끼어드는 차량을 늦게 발견한다든지, 계단을 내려가다가 발을 헛디딘다든지 하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그건 시야의 중심은 괜찮지만, 주변 시야가 이미 손상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증상은 야간 시야의 변화입니다.
밤에 가로등이 번져 보이거나, 차 라이트가 눈부시게 퍼져 보이는 경우, 눈이 밝은 빛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는 일반적인 피로나 안구 건조보다 더 깊은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녹내장은 통증이 없어도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안과 질환은 충혈이나 통증, 이물감 등 뚜렷한 신호를 주지만 녹내장은 ‘조용한 도둑’처럼 시력을 조금씩 빼앗아갑니다.
하지만 이미 주변 시야가 사라지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일상생활을 계속하게 되어 더욱 위험합니다.
더 큰 문제는 통증도 없고 안압도 정상인데 시신경 손상은 계속 진행되는 ‘정상안압 녹내장’이라는 유형입니다.
이 경우엔 안압 수치가 정상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안과 진료만으로는 놓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초기 증상이 의심된다면 전문 안과에서 정밀한 시야검사, OCT 촬영 등을 통해서 발견이 가능합니다.
녹내장은 시간에 따라 악화되며, 특히 이미 시야 손상이 시작된 상태에서 아무런 대응이 없다면 수년 안에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증상이 경미하다고 가볍게 생각하지 마시고,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의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녹내장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실제로 안과에서 의사들이 진료 시 참고하는 질문들을 바탕으로 녹내장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는 항목을 정리해봤습니다.
다음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정밀검사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 계단을 내려가다 발을 헛디디는 일이 최근 들어 자주 생긴다
- 옆에서 다가오는 사람이 깜짝 놀랄 만큼 가까이 와야 보인다
- 가로등이나 자동차 라이트가 퍼져 보이거나 눈부심이 심해졌다
-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또는 그 반대일 때 시야 적응이 느리다
- 최근 들어 스마트폰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초점이 자주 흐려진다
- 눈이 뻐근하고 두통이 자주 동반된다
- 한쪽 눈이 더 뿌옇거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3개 이상 해당한다면, 지금은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이미 녹내장이 진행 중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가족 중 녹내장 병력이 있거나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한두 개 항목만 해당돼도 병원 진료를 권장합니다.
녹내장은 조기 대응만 잘 해도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녹내장 실명을 막기 위해 지금 실천할 수 있는 것들
녹내장은 치료보다는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질환입니다.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 손상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바로 치료의 목적입니다.
눈에 불편함이 전혀 없더라도 40세 이후라면 1~2년에 한 번, 위험군에 해당된다면 매년 한 번 시야검사와 시신경 검사를 추천드립니다.
또한 생활 습관도 시력 유지에 큰 영향을 줍니다.
- 하루 중 한두 번은 의도적으로 먼 곳을 바라보며 눈에 휴식을 주세요
-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할 땐 20분마다 20초씩 멀리 보기
- 과도한 카페인, 흡연은 안압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 밤에 불 꺼진 상태에서 스마트폰 보는 습관은 줄이세요
작은 실천들이 눈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녹내장 예방을 위한 시력 관리를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